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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 울 / (조병화 詩人 1921~2003)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들
하얗게 엎는다
엎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가는길에 잠깐 들린 현충지
날씨가 어느정도 괜찮은 것 같아서
탑정호를 희리릭
한바퀴 돌아 보러 간다
현충원에서 보는 하늘은 좋았는데
탑정호가 가까워 질 수록
온통 회색빛 하늘이다
도착하고 보니
내 기억이 희미한 것인지
주위가 많이 변해서 그런지 처음 와 보는 곳 같으다
얼음이 다양한 무늬를 보여 주고
그 속에 있는
나무도
멋진 그림이 된다
잘 해 놓은 데크위를 걸으면서 주위의 풍경에 빠져든다
잿빛이지만 시원한 강바람이 그저 좋다
솔섬
많은 오리떼들 겨울나기
물가에 모여 있는 오리들을
물속으로 들어가게 발을 쿵쿵쿵쿵~~
놀래서 잽싸게 헤엄을 친다
오리들에겐 좀 미안하였지만..ㅎㅎㅎ
오리들이 그리는 그림...예술이며 화가가 따로 없다
길가에 해 놓은 말모형
담에 저 길을 걸어봐야겠다
**
탑정호 광장에서 왔던길로 되돌아 간다
조금씩 햇빛이 강위에 내리니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멋지다
맑은 날씨가 아니어서
좀은 아쉬웠지만
겨울이 그려내는 수채화가
참
이쁜 탑정호였으며
싱그런 초록색과 화사하게 꽃 피는 봄에
다섯개의 산을 오르면서
탑정호소풍길 종주를
꼭
해봐야겠다
2019년 1월 4일(금)
(Beautiful Sorrow - Claude C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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