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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따라 밟은 흔적들

벙개하는날~~~~

by 샘 터 2008. 8. 12.

 






한강기맥 마지막 구간 산행하는날...

 05시에 일어나니 경기도쪽 호우주의보가 내렸단다

 그리고 이곳에도 비가...

 그렇게 비 오지 않기를 빌고 빌었는데..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미루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잠시 비가 오질 않았다.그래서 자꾸만 산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함께 할 산님들께 벙개를 쳤다

 비가 와도 산을 찾는 마음은 한결 같았기에...

 

 조금은 늦은 시간 만나서 산을 오르기 시작...

 오늘따라 습도가 엄청 높은 탓인지 온 몸에 땀이 쉴새없이 흐른다

 

 

 능선마다 안개가 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모두가 감동~~온몸을 휘감겨 드는 희미한 안개...

 저절로 감탄사가~~~

 

 다른 산님들 휴식하는 사이 조그마한 카메라에 담아 본다

 비온 뒤의 어슴푸레한 풍경....

 신선한 공기...

 이슬 맺힌 잎새...

 참으로 깨끗함에 저절로 빠져들게 한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좋고

 산속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안개는 자욱하게 밀려오고

 끝없이 넓은 바다위에 서 있는 기분....

 온 사방이 하얗다

 아무런 생각없이 온 사방이 하얗게 변해버린

 곳을 한참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백지다

 너무나 깨끗하다

 이럴때 자신의 마음도 깨끗해진다

 

 그 하얀 안개위를 마냥 걷고 싶은 마음이다

 살며시 바람이 불어대니

 솜사탕처럼 안개는 조금씩 달콤하게

 입가를 간지럽힌다

 

 코끝에...마음에.. 온 몸에...가득 안개을 포옹한다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이길을 따라 앞서간 산님의 발자국위에 나 자신의 발자국도 포개본다

 모든것이 지나고 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변해 버릴 시간들...

 

 그렇게 산과 호흡했던 시간들은 다음에 또 찾을 수 있기에

 아쉬운듯 이별을 하고 ...

 

 

 

 

 능선에 걸려있던 안개는 끝까지 ....

 흐린날씨에 그리고 심심하지 않게 내리는 비에

 또 다른 산행의 묘미는 산님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그리고 행복하게 

 긴 여정의 귀로에 선 우리의 삶을 보듬으면서 하루는 그렇게

 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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