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 마지막 구간 산행하는날...
05시에 일어나니 경기도쪽 호우주의보가 내렸단다
그리고 이곳에도 비가...
그렇게 비 오지 않기를 빌고 빌었는데..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미루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잠시 비가 오질 않았다.그래서 자꾸만 산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함께 할 산님들께 벙개를 쳤다
비가 와도 산을 찾는 마음은 한결 같았기에...
조금은 늦은 시간 만나서 산을 오르기 시작...
오늘따라 습도가 엄청 높은 탓인지 온 몸에 땀이 쉴새없이 흐른다
능선마다 안개가 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모두가 감동~~온몸을 휘감겨 드는 희미한 안개...
저절로 감탄사가~~~
다른 산님들 휴식하는 사이 조그마한 카메라에 담아 본다
비온 뒤의 어슴푸레한 풍경....
신선한 공기...
이슬 맺힌 잎새...
참으로 깨끗함에 저절로 빠져들게 한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좋고
산속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안개는 자욱하게 밀려오고
끝없이 넓은 바다위에 서 있는 기분....
온 사방이 하얗다
아무런 생각없이 온 사방이 하얗게 변해버린
곳을 한참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백지다
너무나 깨끗하다
이럴때 자신의 마음도 깨끗해진다
그 하얀 안개위를 마냥 걷고 싶은 마음이다
살며시 바람이 불어대니
솜사탕처럼 안개는 조금씩 달콤하게
입가를 간지럽힌다
코끝에...마음에.. 온 몸에...가득 안개을 포옹한다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이길을 따라 앞서간 산님의 발자국위에 나 자신의 발자국도 포개본다
모든것이 지나고 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변해 버릴 시간들...
그렇게 산과 호흡했던 시간들은 다음에 또 찾을 수 있기에
아쉬운듯 이별을 하고 ...
능선에 걸려있던 안개는 끝까지 ....
흐린날씨에 그리고 심심하지 않게 내리는 비에
또 다른 산행의 묘미는 산님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그리고 행복하게
긴 여정의 귀로에 선 우리의 삶을 보듬으면서 하루는 그렇게
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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