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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고사리와 인연을(?) 맺기 위해
불이 났었던 산을 찾았다.
작년에 왔을때 불에 탄 앙상한 나무들이 검정숯으로
옷을 입은 모습에
마냥 숙연해지기만 하였었는데
그나마 작은나무들의 잎새들은 질긴
생명력으로 푸르게 다시 태어나 있었다.
가파른 능선을 따라 하나둘씩 고사리를 꺾으니
노란 꽃가루는 까만옷색깔을
구분하기조차 어렵게
해버리고
불에 탄 나무들에 부대끼다 보니
베낭과 얼굴엔 검정색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그 모습에
일행들은 서로를 보면서
한바탕 웃음으로
대신하였다.
그렇게 산속에서 보이지 않으면
서로를 불러 가면서
거의 3시간이상을 고사리 보물을
찾기위해 헤메고 다닌 탓에
몸은 서서히 지쳐갔다.
그래도 차츰 무거워지는
베낭이 어쩔수 없는 인간의 본심에
행복하기만 하였고
작년에도 고생하면서 내손으로
꺾은 고사리를 시부모님 제삿상에 올리니
마음이 뿌듯하였었는데
올해도 같은 마음이라 왠지
어깨가 으쓱으쓱...
집에 오는 즉시 끓는물에 삶아놓고 보니
제법 많았다.
맑은햇빛에 잘 말려서
조기매운탕에 넣어 맛나게 먹을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그리고 마구 헤매고 다닌탓에 가시에 찔린
흔적은 두다리에 빨갛게 수를 놓았고
지금도 쓰리고 따갑기만 하다.
그래도
또하나의 생물에 미안함은
많이 있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것을
소유할 수 있음에
고마움과 행복함
그 자체이다.
*사진에 가까이 보이는 산들이 3~4년전에
불이 났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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