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편지 - 이해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본다
벤치
이틀전 매서운 한파로
전국을 꽁꽁 얼게 하더니
오후부터 눈이 내린다
날씨도 풀리고
나뭇가지에
눈이 쌓일 것 같아서
갑천으로 나선다
근데 함박눈이 아니라서 그런지
땅에만 쌓여있다
그래도
싸락눈을 맞으면서
눈밟는 느낌을 느끼면서
물위의 다양한 그림들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 좋았던 날~~~^^
2023. 1. 2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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