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에 올라 / 정 옥
어디쯤.
너와 내가 살 부비며 살다가
빛나는 흔적의 점 찍어 놓고 왔는가
얼마를 비우고 정한 맘 닦아야
아득히 출렁이는 저 바다가 될까
오늘은 밤새도록 안개비에 젖다가
황령산 꼭대기에 천년 수로 서리라
둘째 언니 예순 두번째 생신 축하하러
그리고
가고팠던...처음 가보는 황령산/금련산도 오를겸
마지막 기차로
부산역 04:04분에 도착하여
인터넷으로 본 부경대학교 후문 쪽을 들머리로 잡고서
택시로 이동
기사님이 아신다고 하여 내려 준 곳이
내가 생각하고 온 곳이 아닌
그래서 초입을 찾아
헤메고 헤메다 겨우 겨우 만나게 된 등산로 표지
시계를 보니 거의 40여분을 그렇게
헤메고 다닌 셈이었다
어둠과 함께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임도를 따라 걸으니
금련산 수련원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탈려고 했던 황령산~금련산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금련산~ 황령산으로
조용히 잠든 도시의 새벽 불빛이 너무 이뻐서
셔터를 누르고 또 눌러 봤지만 카메라에 잡힌 불빛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삼각대를 들고 나오다 아무래도 산을 탈려면 무거울것 같아서
두고 온 나의 짧은 생각에 잠깐 반성을...
돌멩이를 주워서 그 위에다 놓고서 셔터를 눌러 보았는데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나뭇가지위에 올려서도 담아 보았지만 그것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이럴땐 삼각대는 필수라는 것을 몸소 깨달음
하나둘씩 꺼져가는 불빛은 하루가 시작됨을 알려 주고
아침을 맞이하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멋있게 쭉 뻗은 광안대교와 인사를....^^
금련산 정상석과의 만남
정상석은 통신시설 때문인지 정상과는 어울리지 않은 곳에....
세차게 부는 바람과 짙은 안개는 주위의 풍광들을 순식간에 숨겨 버리고
황령산으로 가기위해 걸어야 하는
꽃지고 가을로 물든 벗나무가 쭈욱 늘어선 임도
봄에 꽃필때 오면 눈이 시리도록 이쁠 것 같다
지나온 금련산을 뒤돌아 보고
더욱 더 짙어지는 구름과 안개와 세찬 바람은 황령산으로 오르는 나를 자꾸만 힘들게 하고
드디어 황령산 정상을 만나니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날려 갈듯 잠시라도 서있기가....
그 짙은 구름 사이로 바다 위에 내려지는 햇살은 아름답기 그지 없고
비록 세찬 바람과 짙은 안개로 시원한 조망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가슴이 확 트이는 ...
봉수대를 내려서서 어제 밤에 내린 촉촉한 길을 걷는다
또 하나의 봉우리를 만나고
밟고 온 금련산/황령산/사자봉을 뒤돌아 보고
바다위에 뿌려지는 아침햇살은 한폭의 그림 되어 내마음에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갈미봉 삼각점
하산길에 멀리 보이는 용두산 공원 타워도 담아 보고
낮은 산이면서도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좀은 힘들게 재밌게 하는
그 유명한 광안대교를 계속 보면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광에 놀라게 하는
그런 금련산/황령산을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 몇시간의 산행이었지만
하루종일 산행을 한 듯 한
왠지 끌리게 하는 산이었다
다음에 날을 잘 잡아 다시 꼭 가리라
2011. 10.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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