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여항산 둘레길 가을색에 물들다
여항산(艅航山, 770m)은 예부터 함안의 주산이자 진산으로
지리산 영신봉에서 김해 분성산을 잇는 낙남정맥(洛南正脈)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함안군 여항면 주서리, 강명리 일원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여양리 일원에 분포하며
함안의 지형적 특성인 남고북저(南高北低)의 지세와 하천의 역류는
바로 함안의 남단에 위치한 여항산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여항’이라는 지명의 유래와 관련한 전설로는
천지사방이 물에 다 잠겼을 때 여항산의 꼭대기만이 배 만큼 남았다고 하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과
마을주민들에 의한 곽(갓)데미산, 배넘기산, 필봉 등 여러 이름을 불리어 왔는데
이 중 ‘곽(갓)데미산’은 정상에 있는 마당바위를 가리키는 ‘곽’이나 ‘갓’에 큰 덩어리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더미(데미)가 붙어 만들어진 이름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또 ‘갓’을 ‘어미’로, ‘데미’를 ‘산’으로 보아 ‘어미산’ 또는 ‘모산’의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도 있고
6.25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사수를 위해 여항산을 중심으로
격렬한 전투가 있었는데 이 때 많은 피해를 입은 미군들에 의해 ‘갓뎀(goddam)산’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함안의 진산, 여항산을 등산코스가 아닌 속닥속닥 걸어 볼 수 있는 둘레길은
2012년 7월에 기존의 샛길과 임도를 연결하고 다듬어서 여항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으면서
자연경관과 생태를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자연생태 산책로이다
1구간 : 단풍길 7.7km
2구간 : 소나무 숲길 3.2km
3구간 : 별내길 1km
4구간 : 치유의 숲길 2.1km
전체구간 14km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요시간은 대략 5시간 30분이 걸린다
1구간 시작은 좌촌주차장에서 봉성저수지 쪽으로 내려오며 봉성저수지 탐방로가 나온다
저수지 탐방로도 잘 되어 있어서 강추(둘레길 끝나고 걸어도 되고)
봉성저수지 끝자락에 둘레길 입구라는 이정표와 1구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1구간은 단풍길이라 이름 지어진 것처럼 임도를 따라 단풍이 심어져 있어
가을에 걸으면 이쁜단풍으로 눈이 즐거운
임도길로 감재고개 입구까지 이어진다
전체 코스의 반이상을 차지하니 지루한 감은 있지만
길 주변으로 다양한 나무의 볼거리로 심심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봉성저수지를 볼 수 있는 조망데크와 쉴 수 있는 의자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비가 많이 왔을 경우에는 계곡의 물소리와 폭포도 만날 수 있다
2구간은 3.2km 소나무숲길로 임도가 끝나고 오솔길이 시작되며
감재고개 입구에서 상별내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소나무 솔향기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가는 길목엔 평상과 의자가 있기에 잠시 쉬면서 천천히 걸어도 된다
3구간은 1km 별내길이며
상별내에서 사방댐 입구까지로 비교적 짧으나 등산체험을 할 수 있는 구간이다
가파른 구간으로 산고개를 넘어서 내려오면 사방댐 입구 임도길로 이어진다
짧으면서 힘든 구간이 3구간으로
임도길에는 조망대가 있어 여항산 정상과 봉성저수지를 함께 볼 수 있다
4구간 2.1km 치유의 길로 사방대 입구에서부터 좌촌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구간으로 사방댐을 접하고 있어 물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비교적 짧지만 편백숲과 황토길이 있다
편백나무의 피톤치드로 삼림욕을 하면서 황토를 밟아 보는 구간으로 맨발로 걸어도 좋은 구간으로
좌촌 주차장이 보이는 곳까지 내려오면 서북산 전적비 안내문이 보인다
6.25전쟁을 아픔을 되새기며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바로 옆에는 380년 된 느티나무가 있으며
긴 둘레길 여정을 끝마친 힘든 다리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여항산 둘레길 완주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둘레길 치고는 등산로가 있고 가파른 지형도 있어 등산화가 필요한 둘레길이며
구간별로 등산로와 이어져 있고 마을로 내려오는 길도 연결되어 있기에
힘들다고 생각되면 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둘레길 곳곳에 이정표가 아주 잘 되어 있으므로
이정표대로 걸으면 된다
*내가 걸은 코스 : 좌촌주차장~1구간 단풍길~2구간 소나무숲길~3구간 별내길~4구간 치유길~좌촌주차장
내고향 여항산에 둘레길이 생겼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언젠가 한번 걸어보리란 마음을 갖고 있다가
가을에 걸어보면 좋을거란 생각으로 부지런을 떨어
고향으로 향한다
마산역에서 언니를 만나
좌촌마을주차장 도착하니 언니는 힘들것 같아서 포기를 하고
신랑이랑 둘이서 맑은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시작한다
몇년전 여항산 산행 왔을때하고는 주위가 깔끔하게 바뀌었다
출발하면서 여항산을 올려다 보고
역시 시골의 아침은 상쾌함이다
주차장에서 이쁜 전원 집들속을 걸어 봉성저수지 방향으로~~
깜찍한 이정표
쑥부쟁이 참 이쁘다
아침이 주는 선물~
반영이 거울을 보는 것 같으다
저수지 탐방로는 걸어 봤기에 오늘은 패스....
오우~~~!!!!!
멋진 반영에 감사감사~~
1구간 시작점이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그림이 되는
한참을 머물고픈
내가 그리워 했었던 풍경들~~
참 조으다.....
오늘도 역시나 신랑님은 앞서 가시면서
대충 찍고 오라고 재촉하신다
나는 볼것도
찍을것도 많은데.....ㅎㅎㅎ
조금 오르니 1구간 단풍길 제목처럼 진하게 물든 단풍이 환호를 준다
올해는 단풍이 일찍 물들어 이곳에 오면 거의 땅위에 떨어져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지금이 한창이다
언니랑 같이 오지 못한 아쉬움
이렇게 이쁜길을 조금이라도 걷고 갔어야 했는데......
날을 아주 잘 선택함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쁜길~
걸어도
걸어도
자꾸만 걷고픈 길~~~
온 몸 단풍으로 완전 물든다
대나무숲길도 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는 둘레길이다
미루나무
황금벌판이었을때 이뻤을것 같은~~~
여항산능선을 쭉 보면서 걷는~~
오늘따라 하늘도 이쁘고
멀리서 간 보람을 느끼게 한다
보태지도
꾸미지도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색
너무너무 곱다
우리와는 반대로 걷고 계시는
걷는 동안 처음 만난 님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아니면 주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이렇게 이쁨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인데.......
아~~~!!!!!
이런 자연을
품을 수 있음에
행복하다
신난다
넘넘 좋다
2구간 시작점인 감재고개이다
고운단풍으로 황홀했던 1구간을 뒤로하고
잠시 휴식과 함께 간식을 먹고 소나무숲길로 들어선다
임도가 아닌 산길~~폭신폭신 촉감이 좋다
다시 임도를 만나고~
이정표를 아주 잘 해 놓았다
이런 특이한 이정표도 있고...
약수터산장에서 보는 봉화산
약수터산장
제법 오름길이다
내려다 보고
고개에 도착하여 한숨 돌린다
법륜사는 패스하고~~
길가에 학립세이지가.....
상별내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여기서 3구간 시작점.....왼쪽으로 오른다
은근한 오름의 산길을 걸은 후 보이는 임도에
낙엽이 쫘~악 깔려 운치를 더해 준다
키 큰 소나무가 빽빽하다
이쁜색을 보여주는 가을가을~~
신랑님 덥다고 배낭을 벗어 손에 들고 걸으신다
둘레길 이정표 표시대로 내려가서
다시 오름길에 본 단풍
한동안 임도~~~
쭉 보이는 임도따라 계속 올라 가는 줄 알고 에고고 했는데
오른쪽 숲길로 빠진다
편백나무숲속을 걷다가
청화쑥부쟁이
마을길로 내려선다
모과가 주렁주렁~~
시작했던 주차장이 보인다
생각보다 짧지만은 않은 둘레길을 무사히 완주하고
고향집으로 간다
고향집 뒤 떨어진 은행잎으로 향수를 안고
마산에 살고 있는 언니가
매일 오가면서 부지런하게 가꾸어 놓은
가을꽃 향기로 하늘나라에 계시는 부모님의 그리움을 대신한다
이곳에 오면 늘 포근함이 있어서 좋다
내 추억이 고스란이 남아 있는 곳이기에.....
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 준 점심을 맛나게 먹고
또 언니가 만든 다양한 꽃차도 마시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둠이 내려져
대전으로 가기 위해 고향집을 나선다
**
내고향의 둘레길이라서 더 걸어보고픈 마음이었기에
가을이라는 이쁜 계절속에 서두르지 않고 살방살방 걸었던 시간~~~
그 길들위에서 보고 좋았던 모든 것을
추억의 앨범에 멋지게 저장하면서
사계절 어느때 걸어도 좋은 둘레길~~
다음에 또 걸어 보리다
2020. 11. 1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