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둘레산길잇기 한구간인 계족산 능선을 걷다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 코스 : 용화사~봉황정~계족산~산디마을~계족산성~성재산~절골~질현성~질티고개~능성~비룡임도~갈현성~줄골~삼정동산성~판암역
일주일에 한번씩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더운 여름이라 멀리 가기도 무리일것 같아서
대전둘레산길잇기의
한구간인
코스를
길게
걸어 보기로 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용전동주민센터에서 하차를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읍내동으로 가야하는데
용화사 입구까지 도로를 걸어가야 한다는 것에 좀은 부담이 되어
택시를 이용하여 용화사입구에서부터
임도를 걸어서
산으로 오르기로 한다
임도를 걷다 본 대전시내
건물들이
유난히 깨끗하다
짙어진 여름 숲속길..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초록의 싱그러움은
더욱 더 시원함을 안겨준다
잠깐 조망이 트이는 곳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복잡한 시내지만 나름대로 멋지다
오름길에 아는 분을 우연히 만났다
가시는곳까지
함께 걷기로 한다
참싸리잎은
햇빛바라기를 제대로 하고
봉황정에 올라 시내를 조망한다
눈부시게 깨끗하지는 않지만
시원함을 가득 안을 수 있음이 좋다
오랫만에 밟아보는 정상
식장산 능선
임도를 건너 산디마을로 간다
벌써 가을이 오고 있음을~~~
도로위에 뜨건 햇빛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산속으로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디마을을 빠져 나와 숲속길을 걷는다
뜨건 날씨라 그런지
아는분께서
많이 힘들어 하신다
황톳길을 만나 잠시 휴식을 하고
아는분께서는
힘들어서 계족산성을 오르지 못하시겠다고 하신다
황톳길을 걸어서 가시고
나는 혼자 계족산성으로 간다
공사가 한창일때 와 보고 오랫만에 오니
산성밑으로 길이 되어 있다
산성위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예전의 모습이 더 좋았는데
정비가 아직 덜 된..
정비 한답시고 파헤쳐 놓은 곳엔 풀들만이 무성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무들도 시름시름 ~~
산성위를 걸어서 성재산으로 향한다
부부의 모습을 잠깐 몰카....
이뻐서....ㅎ
산성을 다 둘러보고 내려설 쯤 아는분께서
전화를 하셨다
육각정자라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시다고
그쪽으로 오라 하신다
육각정자...
처음듣는 곳
일단 가보기로 한다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설치 해 놓은
조망도 없는
그냥
잠깐 쉬어가는 곳의 육각정자이다
그곳에서 간식을 먹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없었던 것도 설치 해 놓고
테크도 깔아 놓고
오랫만에 왔더니 많은 변화가 있다
개망초
송장풀
으아리
대청호 전망대에서 멋진 그림에 빠진다
'대청호반 산길따라'
'대청호 오백리길'
대청호 주위가 이뻐서
걷고
또
걸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지금은 물이 가득하다
물이 빠지면 모래톱이 예술이 되는 대청호
그 아름다운 모래톱이
나올때쯤
또
찾으리다
여기서 아는분께서는
하산을 하시고 판암역으로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노랑원추리
질현산
질티고개로 내려선다
잠깐의 오름길
다리가 좀은 무거워 오지만
가끔 이렇게 길게 걸어보는 것도 싫지는 않다
왕원추리
능성에 도착이다
대전둘레산길할때
보.만.식.계할때
이 길이
지옥처럼 느껴졌었는데
내려가니
힘들지 않고
저절로 가는것 같아서
참
좋다
비룡임도
천천히
여유로움으로
산책삼아 걸을 수 있는 길...
어느덧
목적지에 다다른다
용운산성
옆에 카페가 생겼다
내려서면서 보니
그 카페 잔디밭
나무그늘에 할머니께서 곤히
단잠에 빠져 계신다
진짜 사람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조형물이었다.......ㅎㅎ
배롱나무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보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판암역으로~~
한여름
뜨건 햇빛과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친구 삼아
걸어
본
내 육체에 자연이란 영양을 풍족하게 보충한
시간이었다
2017. 8. 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