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로 수 놓은 갑천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詩 이 외수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 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바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빛 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 속에 향기가 녹아 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엔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어 보련다
개여뀌
쑥부쟁이
수크령
쇠별꽃
둥근잎유홍초
돼지감자
늘 그리움으로 기다려지는 그 애들을 만나러 가던날
어느새 가을빛은 그윽하게 물들어 가고
파란하늘엔 뭉개구름 둥실둥실
갈색바람마저 살랑살랑
마음은 설레임으로
그 애들을 본 순간
내마음은 방망이질을 해대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보고 또 보고
자꾸만 봐도
신기하고 이뿌고 깜찍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 애들과
깊어가는 가을에 긴 눈마춤을 한 날이었다
2012. 10.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