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따라 밟은 흔적들

충북 제천 주론산/구학산(970m)

샘 터 2007. 8. 31. 23:29







* 일시 : 2007. 8. 31(금)

* 위치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충북 제천 백운면 방학리

* 코스 : 배론성지~조백석골~파랑재~주론산~구학산~죄수골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신선한 바람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것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 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하는 마음 읽어 낼

             열무김치에 고추장 넣어 비벼 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며 좋겠습니다.

          

 

 오창휴게소 전망대에서 끝없이 펼쳐진

녹색의 들판과 낮게 드리운 구름은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하고....

 

  

 배론성지 입구에 하차하여 산행은 시작되고...

 

 

 배론성지내에 잘 정리된 조경과

깨끗함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더 엄숙하게 한다

 

 

 

 백일홍

 

 

 며칠동안 비가 내린탓으로 몇번의

개울을 건너고....

 

 어느 유명한 폭포처럼 시원한 물줄기는 여름이 감을

아쉬워 하는듯 하였으며....

 

 

 녹색의 물결속에서 가을의

선선한 바람은 피부를 간지럽히고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임도를 따라서...

 

 벌써 갈대와 억새도 꽃을 피워 바람에 휘날리고....

 

 한참동안 걸었던 길엔

다양한 꽃들로  발길은 자꾸

 더디게  하였고

그 꽃들의 향기는
꽃끝에 매달려 오랫동안의 여운과

자꾸만 봐줄 것을 애절하게 하는것 같았다.

 

 드디어 산길을 접어들 잠깐의 휴식공간에서

산님들은 저마다 물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계속 평탄한 길을 걷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산님들의 숨소리는 한곡의 노래소리처럼 들리고...

 

  첫번재 만난 주론산

 

 또다시 시원한 바람따라

가을의 향기따라 걸어 걸어서

잠깐 조망을 하고..

 

 두번째 만나게 된 구학산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저멀리 보이는 몇겹의 능선은

한폭의 그림처럼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고...

 

 그 능선들에 정신이 빼았겨 보고 또 보고...

 

 하산길로 접어드는 길은 봄날 화려 했었던 철쭉이

녹색의 잎으로 옷을 갈아 입어 터널을

만들어 산님들에게 다음 봄을

기다리게 하였다

 

 짚신나물

 

 싸리꽃

 

층층잔대

 

눈괴불주머니

 

 천남성의 열매

 

 마타리

 

 

 흰진범

 

 사위질빵

 

  용담

 

 벌개미취

 

 여뀌

 

 꽃범의꼬리

 

 

 8월 마지막날에 찾았던 여름산행...

유난히 뜨거웠고 비도 많이 온 탓으로

계곡마다 넘쳐나는 물은 여름이 가는게

아쉬운듯 하였으며

 

시원한 바람을 안으면서 능선을 걷노라니

묻어나는 산속의 향기는 가을이

왔음을 느꼈던

행복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소중했던 시간들을

마음속에든 글이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또다시 찾아올 계절을 기다리게 하는

풍경들이 눈앞에 선하기

때문이며 산의 유혹을

언제까지나 뿌리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신기한 박터널을 구경하여 부족하지만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밖에서 본 박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