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거실 창 너머로 보이는
보름달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너무 밝은달이라
살짝 훔쳤다
아침...
햇님이 수줍은 듯 다 보여주지 않는다
더 수줍은 듯
거의 구름으로 가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함이 이쁘다
다른 날
짙은 구름으로 아침을 연다
춤을 추는 구름들~~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자욱한 안개속에서도
어김없이 하루는
시작된다
**
햇님이 갈수록 빨리 뜬다
그 햇님의 얼굴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이며
하늘의 구름들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퇴근길에
미세먼지 하나 없는 눈부시게 맑은날씨이다
그냥
집으로 가기가 아까워
빙~
돌아서 간다
금계국은 서서히 성숙해져 가고
기생초는 피기 시작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천변엔 다양한 풀들로 가득~~
오랫만에 왔더니 길이 꽤나 넓어졌다
환삼덩굴
강물 위에도 수생식물로 가득하고
지천으로 피어있는
개망초는
늦은 오후라 다들 졸고 있다
참으아리
초록이 너무너무 싱그럽다
도솔터널을 통과할 수 있는 도솔교로 올라가 본다
도솔교에서 내려다 본
도안 호수공원 아파트가 들어 설 곳이다
가수원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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